사설-보선과열.타락은안된다

입력 1993-08-02 08:00:00

대구동을 보선이 열흘앞으로 다가오면서 과열양상을 빚고있다. 여.야공히 이선거에 당운을 건양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과 함께 정국의 안정을 깨트릴 우려마저 낳고있는 것이다.특히 지난달30일 민주당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보궐선거의 중앙당개입자제방안을 거부한것은 이해할수 없는 처사로 여겨진다. 일단 합의한 정치적 약속을 파기한 저의가 무엇인지는 알수 없으나 이는 곧 중앙당차원의 대리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볼수있어 야당 스스로 과열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고 만 셈이다.

1일 대구에서 열린 첫 합동유세에서도 이같은 조짐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많은 여.야국회의원들이 유세장에 몰려와 지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과거의 보궐선거때마다 보여온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열.타락선거를 배격하고 돈안드는 깨끗한 정치풍토를 일구겠다는개혁시대의 선거가 이런식으로 구태의연해도 된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수없다.

게다가 민자당은 이번선거를 통해 대구의 민심을 돌려보겠다고 벼르고 있고,민주당은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심판으로 간주하려는 정략을 세우고있는 것부터가 못마땅하다. 대구동을 한 선거구의 투표결과가 어떻게 해서대구.경북 전체주민의 뜻을 대변하고, 개혁에 대한 심판으로 상징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번 선거는 어디까지나 일개지역에 국한되는 보궐선거에 불과할뿐이다.

거듭 촉구하거니와 정치권은 냉정한 이성으로 자제해야한다. 과거처럼 중앙당이 인적.물적 공세를 총동원, 타락선거를 조장한다면 우리의 정치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설령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무리수를 구사해 당선이됐다해도 결코 떳떳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들에겐정도를 걷도록 강요하면서 정치권은 지난날의 악습을 재연하고서는 어느 당도 지지나 공감대를 얻을수 없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에 곁들여 각 후보들도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의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유권자의 의식은 수준이상인데 민의를 대표하겠다는 후보의 자질이 이에못미친다면 이야말로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대구동을유권자들은 앞으로 남은 열흘동안 각 정당이나 후보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아무쪼록 어느 당이나 후보도 무리하게 대처해 민심을 이반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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