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에 상대방을 비난하는 소위 설전이 벌어지면 흔히 여야 대변인들의입씨름으로 나타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에는 기이한 풍경이 일어나 정가의 화제다.근래 민자당의 황명수총장과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이 연일 입에 담지못할육두문자를 써가며 서로를 헐뜯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양자간의 개인적 감정문제라기보다는 민자당과 민주당의 대리성격의 신경전으로보는게 타당하다.
o... 황총장과 박대변인의 설전은 임시국회개회 둘쨋날인 지난 7월3일로 거슬러 올라갈수 있다. 민주당의 이부영의원이 대정부질의에서 금종비대표를 {유신본당} {제2의 이완용}이란 표현을 동원,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황총장이 [이기택대표는 과거 3당통합때 청와대에서 통합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으며 경우에 따라 1-2가지만 얘기하면 한방에 갈수 있다]며 그유명한 {한방논}의 독설을 퍼부었다. 박대변인은 이에 뒤질세라 [정서불안 노인의 망발]이라며 역시 감정적으로 되받아 쳤던 것이다.
이후 박대변인도 자신의 발언이 머쓱했던지 당직임명이후 처음으로 상대라이벌인 민자당의 강재섭대변인을 모음식점에서 만나 술을 한잔하는 자리에서 황총장에 대해 사과한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대변인이 [황총장이 그래도 선배정치인인데 너무 원색적으로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자 박대변인은 [내 본심이 아니고 대표를 모시다보면 또 당의 입장을 대변하다보면 내생각과는 다른 말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고충을 이해해 달라]며 [사과전화라도 할까요]라고 말하면서 서로 화해의 외양을 띠었었다.o...그러다가 다소 잠잠하던 양자의 입이 다시 거칠어진 것은 지난27일 황총장이 전날 이기택대표가 우여곡절끝에 보선참여를 결정한데 대해 [아마 이번에 이대표도 저승길 갔다왔을것]이라며 26일의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를 빗대어 이대표의 선거보이콧 강공책이 무산된것을 은근히 조롱하면서부터이다.황총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나아가 민주당의 하위당직자 인선의 후유증을 걸면서 [민주당집안꼴이 엉망이고 이런데다 이대표가 얘기해봤자 최고위원회에서 먹혀들지 않으니 한동안 표류하게 생겼다]고 민주당의 부아를 돋구자 박대변인은 즉각논평을 내고 [민자당탈락요원들은 지금 몇달째 농성중이냐]고 반문하고 황총장을 {정서불안한 노인은 못말려}라고 힐난했다.이날 이대표는 측근들에게 [같이 야당을 했던 황총장이 어떻게 그렇게까지나를 비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종일 우울한 모습을 보이자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박대변인은 이날저녁부터 29일 새벽까지 집에서 신문스크랩을 뒤지면서 황총장의 어녹을 연구, 한방을 먹일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이르렀다.o...또다시 양자간의 {제3라운드}설전은 29일 아침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박대변인이 [황총장이 아시아나항공기 참사사건이 있는날 저녁 금대표를 모시고당간부들과 술자리를 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비난의 포문을 재개하면서 다시 일어났다. 그는 이어 [요즘 망언을 일삼고 있는 노인을 인두로 지질수도없고 한방에 날릴수도 없어 목하 고민중]이라고 황총장의 {실언시리즈}를 역이용해 욕을 퍼부었는데 이대표는 [속이 다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인것으로알려졌다.
이를 전해들은 황총장의 입도 이내 험해졌다. [천하의 나쁜놈들] [야당이 사실과 다르게 선동하고 있으니 나라가 발전되겠어. 저질들이야]라며 몹시 흥분된 반응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오합지졸의 집합체]라고 맹공했다.o...황총장과 박대변인의 설전은 세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탓인지 29일오전을 기해 휴전에 들어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비난의 강도를낮추려는듯 박대변인대신에 김도연부대변인이 [황총장이 조속히 이성을 회복해 집권당사무총장에 걸맞는 품위를 지켜줄것을 충고한다]는 논평을 냈고 이에 황총장도 같은 시각에 [앞으로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언어구사에 신중을 기할것을 다짐한뒤 [요즘 서로 자극적인 얘기가 많이 오갔는데 서로 반성을 하자]며 휴전을 제안, 지리한 설전을 마감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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