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신당 자민 요구사항수용에도 "퇴자"

입력 1993-07-28 12:11:00

일본 자민당과 비자민-비공산야당간의 치열한 {신당쟁탈전이 마침내 자민당의 패배로 크게 기울었다. 차기정권의 결정적 열쇠를 쥔 의석 불과 49석의 일본신당과 신당선구(사키가케)가 비자민연립 참여를 굳혀, 자민당 38년 정권의종말이 눈앞에 다가왔다.약소세력이 다수정당을 쥐고흔든다는 것은 거대여당 자민당 1당지배하에서는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전대미문의 일. 그러나 두 신당은 2백27석의 자민당은 물론, 70석의 사회당 자존심을 여지없이 {깔아뭉개며} 캐스팅보트의 특권을 최대한 휘두르고 있다. 중의원의석 제로(0)에서 총선에 임했던 호소카와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신당대표는 일약 차기연립정권의 유력한 총리후보로거론되는 특급 출세를 달리고 있다.

8월초 총리지명선거를 위한 특별국회를 앞둔 막바지 공방속에 두 신당이 보인 고자세와 비자민연립정권 출현 현실화과정은 일본정치의 변혁과 1백80도뒤바뀐 영욕을 보여주고 있다. 자민당과 비자민 5당은 27일 각각 회의를 열어두 신당이 연립참여 조건으로 우선 제시한 {소선거구 비례대표병립제}를 받아들이겠다고 부랴부랴 결정, 통보했다.

자민당은 이날 총무회의에서 지난달 중의원해산의 기폭제가 됐던 단순소선거구제 결정을 무조건 철회, 두 신당이 제시한 {병립제}안을 수용키로 하고 미쓰즈카(삼총박) 정조회장이 양당을 방문, 결정내용을 전한뒤 자민당중심 연립정권에 참여해줄 것을 {간청}했다.

비자민 5개당도 사회당이 이날 지방대표자 모임인 전국서기장회의에서 격론끝에 병립제를 받아들이기로 하는등, 각당별 회의를 열어 똑같이 수용을 결정했다.

다른 4당과 이념과 정책이 달라 관심을 모은 사회당은 이날 회의에서 예상대로 반발과 비난이 속출,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러나 총선참패이후 정권장악을 유일한 활로로 삼고있는 집행부는 "정책은 나중에 논의하고 우선 정권부터 잡고보자"고 설득, 특히 야마하나(산화정부)위원장이 오는9월 임시당대회에서 사임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까지 병립제 수용을 승인받았다.비자민5당은 이를 두신당에 전달, 이날 7개당 대표자회의에 참석해줄 것을요청해 성사시켰다. 7당협의에서도 헌법.자위대.PKO문제와 한국에 대한 정책등 사회당의 비현실적인 정책이 문제가 됐으나, 사회당은 무조건 현정권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다짐, 대강에 합의를 이뤘다.

그동안 {칼}을 쥔 두 신당은 자민-비자민 양측이 쩔쩔매는 모습에 마치 재미를 붙인듯, 선거구제에 이어 다른 정책도 접근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며 또다른주문을 내놔 양측이 {감놔라 배놔라}식의 위세를 마음껏 과시했다. 더욱이자민당에 대해서는 병립제 수용과 부패방지책등을 결정한데 대해 "전향적인자세를 평가한다"고 칭찬하면서도, 병립제의 {소선거구 2백50석 비례대표 2백50석}이라는 구체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충분하다"고 부정적인판정을 내려 퇴짜를 놓아버렸다.

현재까지의 판세로는 자민당의 오판과 실기가 두 신당을 비자민쪽으로 기울게 한 형국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