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그동안 검찰의 조사를 받아온 일본후지TV서울지국장 시노하라씨가 어제 구속됐다.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특파원이군사기밀보호법위반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그 희생자가 일본기자라는 점에 이번 사건은 민감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일본기자들이 우리나라에서 기사와 관련 문제를 야기시킨 일은 과거에도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당시 우리정권의 비위를 거슬리는 기사를 써말썽이 된 것으로 지국이 폐쇄되고 특파원이 추방되는 조치로 문제가 해결되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시노하라씨의 경우는 정권의 비위를 건드린 보복차원이 아니고우리의 군사기밀을 다량으로 빼돌렸다는 필화문제가 아닌 간첩행위로 사법처리됐다는 사실이다. 검찰이 발표한 내용이 틀림없다면 시노하라씨의 구속은변명할 수 없는 당연한 조치라하겠다.
그러나 이 사건은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언제 어느때 돌발적인 문제가 제기돼말썽을 일으킬지모르는, 매우 조심스레 다루어야할 사안이다. 이미 이같은상황을 인식한 우리정부는 시노하라씨를 구속하면서 일본대사관에 통보하고공보처장관은 {명백한 범죄사실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정부의 입장을즉각 밝히는등 바람직한 조치들을 취했다.
아직 일본측은 별다른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으나 과거의 례를 볼때적당한 시기에 자신들의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 사건이 한일간의 외교문제로 불거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우리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검찰이 시노하라씨가 빼낸 군사기밀을 자기나라 대사관무관에게 전달하는가 하면 우리의 주요군사시설들을 촬영해 슬라이드로 제작하는등 취재를 벗어난 명백한 간첩행위를 적발, 물증을 확보한 상태이고 보면 시노하라씨문제로 우리정부가 국제적으로 오해받을 상황은 없으리라 믿는다.그렇지만 일단 기자의 구속은 언론자유라는 측면에선 비난받을 위험성이 높고, 이번 사건의 핵심인 기밀의 수준이 우리의 것과 국제통용의 것이 상당한차이가 있어 우리는 기밀이라 하지만 국제적으론 인정받기 힘든 것이 많다.이같은 상황에선 기밀도 아닌 것을 기밀이라며 기자를 구속한 것은 언론자유침해라는 반논이 일본측서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돌발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정부는 준비해두어야겠고 검찰은 사건의마무리를 빈틈없게 해야 할 것이다.
확정판결전에는 시노하라씨가 기자인지 간첩인지를 누구도 단언할 수 없지만이같은 문제를 야기시킨 우리의 군사정보체제도 이번 기회에 다시 정비해야될 것이다. 시노하라씨의 행위는 우리의 허술한 정보관리를 우롱한 것으로우리정보기관들은 이를 수치스럽게 알고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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