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릴리 주한국대사 본사국제전화인터뷰

입력 1993-07-08 12:00:00

-3-5공화국을 거치면서 한국민들은 국가안보든 정권안보든 일방적 정보전달에 익숙해 왔다. 미국도 정보제공자로서 일단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대사 재임당시 제기된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대한 미국의 정보분석은 어떻게 나왔는가.*미국은 한국에 대해 각종 전술적인 정보들을 전달해 주고 있다. 단순 정보가 아니라 물리적 증거들까지 제공된다. 그러나 정보는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분석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미국이 많은 정보들을 전달해왔지만 잘못된 정보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북한 금강산댐 건설에 관한 정보를 입수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분석에서 서울을 수침시킬 수 있는 거대한 단일댐이 건설된다는 증거는 없었다. 이와 관련, 한국측이 평화의 댐을 건설하는 등 어떤식으로 이용하든 그것은 한국의 문제였다. 거기에 미국이 관여하지는 않았다.-아시아국가들은 일본의 재무장과 핵무기 보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갖고 있다. 특히 일본고위관리들은 북한이 핵을 갖는다면 핵을 보유할수 밖에없다며 핵보유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핵재처리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핵무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일본의 재무장과 핵보유는 미국뿐아니라 전세계가 원치않고 있으며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부에서도 반대여론이 높은데다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날 경우 세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면일본이 핵을 개발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의 핵문제발생 이전에도 일본의 재무장과 핵비보유의지에 의문이 감지되지 않았는지, 또 북한핵에 대한 일본등의 반응이 다분히 의식적으로 과민한것은 아닌가.

*일본과 전쟁을 치렀던 미국으로서는 일본무장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 모든 무기는 방어목적에 국한, 구입토록하고 있다. 최근 도입하고 있는 조기경보기(AWACS)도 방어용이다. 지난 91년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라크가 핵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엄청난 재앙이 발생했을 것이다. 북한도 핵을 보유하면 대단히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수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에 대한 미국정보의 정확성은 어느 수준이며, 북한이 어느단계까지 개발했다고 생각하는가.*북한은 아주 극비리에 핵을 개발해 왔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못한 것은 사실이다. 때로는 능력이상으로 평가되는가 하면 때로는 그 이하로 분석되기도 한다. 미국 정부내에서도 논쟁이 되고 있다. 북한은 재처리능력과 플루토늄 보유를 시인했었다. 핵관련 부수적인 생산물이 너무 많아 의혹을 더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생산 관련시설을 해체해야만 된다. 시설과 재고에 대한 사찰을 허용해야한다. 4-5년간 현수준대로 개발이 계속될 경우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찰을 강행할 경우 재래전을 벌일수도있다고 위협하고 있어 문제다.

-클린턴 미대통령이 10일 한국을 방문, 보다 많은 시장개방등 경제적인 요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최근에는 적자가 누증되는등 상황이 악화되고있어 자칫 지나친 압력이 새로 출범한 김영삼정부의 개혁정책에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한미양국간의 무역이 5백6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최근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지적소유권도 많이 개선되는등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업을 하는 미국인들은 높은 장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있다. 일전에 한국의 한 정치인이 디트로이트를 둘러보고 충격을 받았다는이야기를 들었다. 한국등서 저가의 자동차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상당수 자동차공장들이 문을 닫았으며 수많은 실직자들로 황폐화돼 있는 현장을 목격한것이다.

무역은 비교우위적인 측면서 이해돼야 한다. 한국은 자동차 섬유등 미국보다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수출하고 농산물은 수입해야한다. 농산물 수입제한으로 한국소비자들이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시장개방이 한국의 신정부정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미국은 UR협상에서 예외없는 일괄타결을 주장해 왔었다. 그러나 최근 농업예외 인정분위기가 일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대통령이 연내 타결가능성에 대해낙관하고 있는데 전망은. 한국은 국내 사정으로 농산물 전면개방이 불가능한실정이다.

*새로 취임한 서덜랜드 GATT사무총장이 의욕을 보이고 있어 이번에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협상안은 1999년 이후 쌀시장을 5%만 개방한다는 것이다. 한국입장은 이해하지만 타결은 불가피하다.

릴리 전대사는 국방차관보를 거쳐 현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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