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별 이야기

입력 1993-06-09 08:00:00

[여러분은 예전에 아름다운 별빛아래서 밤을 지새운 적이 있는가. 만일 그런경험이 있다면, 사람들이 잠자는 시간에 한 신비의 세계가 인기척없는 침묵속에서 눈뜬다는 것을 알 것이다]별을 언제 보았던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올려다보면 번번이 하늘의 표정없는 얼굴과 마주보게 된다. 유심히 보아도 청탁을 분간하기 힘들 때가 많다.빌딩숲을 에워싸고 있는 스모그 탓일게다.

하늘 중턱에 둥근달이 떠오른 날도 별은 그저 몇개 정도 보인다. 눈망울도또렷하지 않다.

별을 헤며 정담을 나누는 동안 가슴속에서도 별이 하나씩 떠오르던 날들은이제 가버렸는가. 지상에서 천상을 향해 뿜어대는 사람들의 때묻은 숨결과 과학문명을 태운 매캐한 연기가 밤하늘의 별을 삼켜버렸다.

아이들은 카시오페아, 오리온, 큰곰같은 별자리를 자연교과서에서만 찾아내고, 어른들은 가슴에 품고 있었던 자기만의 운석(운석)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잊어버렸다. 문명의 이기에 젖어서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었다.어쩌다 시골에서 밤을 지내게 될때, 다행히도 구름이 산자락뒤로 숨은 날이면 별들의 초롱초롱한 눈과 마주치게 된다. 아직도 별이 있구나!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프로방스의 한 목동과 고귀한 아가씨가 나눈 별이야기 한토막을 생각해내고 가슴이 따뜻해져옴을 느끼게 된다.

이땅위의 어딘가가 더러움타지 않고 남아있는만큼 하늘에도 별들이 남아있을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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