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C 올해의 아티스트’ 강석호, 김경선, 김효숙의 연극 '무대게임'

입력 2021-10-14 11:14:40

20~21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왜 이들이 ‘올해의 아티스트’인지 입증될 또 하나의 무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김효숙, 강석호, 김경선(왼쪽부터). 이들은 20~21일 연극 '무대게임'을 무대에 올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김효숙, 강석호, 김경선(왼쪽부터). 이들은 20~21일 연극 '무대게임'을 무대에 올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욕망이 없다면 좀비같은 인생이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제2예련관 2층은 쩌렁쩌렁 울렸다. 연극 '무대게임(Jeux de Scène)'을 연습중인 배우들의 대사였다. 소리를 내는 사람은 오직 두 사람. 두 사람이 쏟아내는 성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이었다.

가까이에서 본 두 배우는 더욱 역동적이었다. 표정 변화는 자유로웠다. 오롯이 두 사람이 무대를 끌고 가려면 단조로운 진행으로는 중과부적일 터. 김경선 배우의 얼굴 근육이 미묘한 감정 변화를 흡입한다. 눈썹, 잔주름, 심지어 모공까지도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김효숙 배우도 뒤지지 않는다. 손짓, 몸짓까지 대사에 녹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 'DAC 올해의 아티스트' 연극 부문에 선정된 대구시립극단 소속 강석호, 김경선, 김효숙(가나다순) 세 배우의 호흡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프랑스산 풍자극 '무대게임'이 20일(수)과 21일(목) 이틀 동안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이들은 '올해의 아티스트'라는 예칭에 겸손해했다. 그러면서도 수상에 걸맞은 작품을 선보이려 맹연습 중이었다. '상'(賞)이란 무릇 더 잘하라는 격려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정점에 올랐다는 증거이기도 해서다. 배우들에게 상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김효숙 배우는 "지금도 성장 중"이라고, 김경선 배우는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극 '무대게임'은 2인극이다. 분량이 만만찮다. 연습 초창기에 "생각보다 빡빡하다"며 배우들이 고개를 젓기도 했다. 연기 경력 20년이 넘는 김경선, 김효숙 두 배우에게도 이처럼 많은 분량의 대사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강석호 연출은 "연극 '무대게임'을 위해 두 배우가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거 같다. 두 배우가 그리는 캐릭터를 보는 게 감상 포인트"라고 했다. 김효숙 배우의 에너지와 김경선 배우의 순발력이 조화를 이뤄 극을 끌고 간다는 것이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김경선, 강석호, 김효숙(왼쪽부터). 이들은 20~21일 연극 '무대게임'을 무대에 올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김경선, 강석호, 김효숙(왼쪽부터). 이들은 20~21일 연극 '무대게임'을 무대에 올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연극 '무대게임'은 프랑스 극작가 빅토르 아임(Victor Haïm)에게 2003년 프랑스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몰리에르 어워드'에서 최우수 극작가상을 안겨준 풍자 코미디극이다. 여성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제르트뤼드(Gertrude)와 여배우 오르탕스(Hortense)가 채우는 2인극이다.

서로가 잘난 캐릭터들이다. 앞에서는 네가 최고라며 서로를 추어올리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힐난하기 바쁘다. 관객에게 둘의 속내를 드러내는 장치로 강석호 연출은 방백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속내를 말할 때 나머지 한 명의 모든 동작이 일시정지되는 식이다. 이들의 핵직구에 뼈를 맞고 쓰러지는 이들이 그려진다. 문학평론가, 극작가, 배우, 기자, 정치가까지 사회 구석구석을 비평한다.

다소 부담스러운 연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운명이라고 했다. 작품의 길이, 배우들의 부담감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여배우 2명이 무대에 올라 극을 끌고 가는 작품 중 가장 적절한 작품이 '무대게임'이었다. 러닝타임 80분. 오후 7시 30분 공연. 전석 1만원. 문의 053)606-6135.

연극 '무대게임'의 포스터. 오르탕스 역을 맡은 김경선 배우(사진 왼쪽)와 제르트뤼드 역을 맡은 김효숙 배우.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연극 '무대게임'의 포스터. 오르탕스 역을 맡은 김경선 배우(사진 왼쪽)와 제르트뤼드 역을 맡은 김효숙 배우.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