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완료자 우대'…외식업계 알바 채용 新풍속도

입력 2021-10-26 17:39:10 수정 2021-10-26 21:12:38

'위드 코로나' 대비하는 외식업계
식당·카페 종사자 신규 채용 시 '접종 여부' 묻고 기채용 직원에 접종 권고하기도

내달 1일부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음식점 앞 기존에 설치된 영업 시간 안내 간판의 모습. 정부가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초안'에 따르면 다음주 첫 단계인 '1차 개편'에서 유흥시설,콜라텍,무도장 등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이 거의 해제된다. 연합뉴스
내달 1일부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음식점 앞 기존에 설치된 영업 시간 안내 간판의 모습. 정부가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초안'에 따르면 다음주 첫 단계인 '1차 개편'에서 유흥시설,콜라텍,무도장 등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이 거의 해제된다. 연합뉴스

대학생 A(24) 씨는 최근 식당 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권유받았다. 구인 공고에는 '백신 접종 여부'가 기재돼 있지 않았지만 면접 과정에서 백신 접종을 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A씨는 "공고에는 백신접종이 필수라든지, 접종자를 선호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어 지원을 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백신을 맞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애초에 백신 접종자를 우대한다고 기재를 했더라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주부터 적용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행방안이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마련되자 식당과 카페에서는 접종을 완료한 직원들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접종 완료자를 위주로 하는 일상 회복이 전망되는 가운데 미접종자의 경우 직장을 구하는 일조차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특히 마스크를 벗고 취식이 이뤄지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외식업 종사자의 경우 미접종 직원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더욱 거세다.

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47) 씨는 "직원들 중 한 사람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서 최근에 접종을 권유했다. 접종하지 않았다가 확진되면 업주나 동료 직원들에게도 민폐일 수 있어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도 접종 완료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직원들이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를 할 수는 없지만, 외식업 종사자들은 음식을 만들고 취식하는 공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어서 접종 여부에 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규 채용 시 백신 접종 완료자나 PCR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된 사람을 우대하면서 개인 사정이나 건강 상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구직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위드 코로나 이행방안이 나오기 이전부터 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있던 종사자들은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하는 분위기에 난감함을 표하기도 한다.

중구 식당에서 근무하는 B씨는 "접종이 자율이라고는 하지만 직장 안에서 유일하게 접종을 하지 않은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고, 새로운 직원들이 모두 접종 완료자로 채워진다면 미접종자가 감염 매개체가 될까봐 스스로 움츠러들게 된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매출에 타격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구의 한 주점 사장 C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뒤 재난문자에 상호가 공개되는 식당들은 두 달 이상 영업이 안 된다고 보면 된다. 외식업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가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최대 과제라서 백신 접종을 권고하게 된다"며 "요즘은 채용 면접 과정에서 친구를 만나 놀러다니기를 좋아하거나, 외향적인 지원자들은 꺼려 하는 경향도 있다. 퇴근한 뒤에 다른 다중이용시설을 드나들며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되기라도 하면 영업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