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는커녕' 동기 얼굴도 못 보고 졸업 앞둔 2년제大 학생들

입력 2021-10-20 17:53:51 수정 2021-10-20 19:28:38

수업도 행사도 모조리 비대면…위드코로나 곧 실현된다지만 캠퍼스 추억거리 없어 아쉬워

16~17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대구 북구 '무지개아동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8시부터는 12~15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6~17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대구 북구 '무지개아동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8시부터는 12~15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무슨 소용인가요."

내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입학한 2년제 대학생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대면 활동 금지로 대학가 행사가 취소되면서 캠퍼스 낭만을 누리지 못한 채 졸업해야 하고, 비대면 수업으로 동기들과 얼굴도 못 익힌 경우가 많아서다.

20일 대구지역 전문대학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면 활동이 금지돼 학교 행사들은 대부분 취소됐다. 대구공대와 영남이공대, 수성대 등 대학들은 올해까지 대학 MT·OT와 축제 등 대면 행사들을 전면 취소했다. 수업도 지난해는 주로 비대면으로 이뤄졌고, 최근엔 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달 초 위드코로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전문대학들도 일상 회복에 발을 맞추려는 모양새다. 수성대는 내달부터 학생 접종 완료율을 검토해 전면 대면 수업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과학대도 내달 초 대면 수업 수요조사를 거친 뒤 기존 60%였던 대면 수업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전문대 재학생들은 반갑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졸업을 앞둔 20학번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입학했는데, 위드 코로나의 전환 시점이 자신들의 마지막 학기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선배 학번들이 즐겼던 대학행사를 누려보지도 못한 채 학사모를 쓸 수밖에 없다.

졸업을 앞둔 대구공대 학생 서모(20) 씨는 "대학 MT나 체육대회 같은 캠퍼스 낭만을 갖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대구에서 가장 심하게 확산되면서 첫 학기부터 행사가 모조리 취소됐다. '시간이 지나면 한번은 즐겨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비대면 수업이나 마스크를 착용한 대면 수업으로 인해 동기 얼굴도 못 익힌 채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있다.

수성대 재학생 황모(21) 씨는 "지난해 입학과 동시에 비대면 수업이 진행돼서 학기 초반에 동기들과 얼굴 익힐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동기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두 달 후엔 학교생활을 마치는데 동기들과 추억할 것이 없이 졸업하는 게 많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실습 및 취업 프로그램이 줄어들어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교내 프로그램은 취업을 위한 경력이 되기 때문에,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21학번은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영남이공대 재학생 김모(20) 씨는 "학과 프로그램으로 은행 실습이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모집 인원이 줄어 참여 기회가 줄었다"며 "실습이 취업을 위한 스펙이 되는 세상인데 코로나 학번이라는 이유로 소외됐다. 위드 코로나 학번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