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단적 선택 사망' 1만3천195명…그나마 코로나19에 소폭 감소

입력 2021-09-28 20:17:01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준…전년보다는 4.4% 줄어, 80대 비율 최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연합뉴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이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긴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자살률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통계청은 이날 '2020년 사망원인통계'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가 2019년보다 604명(4.4%) 감소한 1만3천19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월별 사망자 수를 보면 2월(2.3%), 6월(2.4%), 8월(2.9%)에 사망자 수가 일부 늘었으나, 그 외에 대부분 감소했다.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자살률)는 80대가 6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38.8명) ▷50대(30.5명) ▷60대(30.1명) ▷40대(29.2명) ▷30대(27.1명) ▷20대(21.7명) ▷10대(6.5명) 순이었다.

복지부는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 감소 원인으로 '코로나19 영향'을 꼽았다.

복지부는 "전문가에 따르면, 감염병, 지진, 전쟁, 테러 등 국가적 재난 시기에는 국민적 단합과 사회적 긴장으로 인해 일정 기간 자살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비해 유명인 자살과 그로 인한 모방 자살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도 다른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국내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우리나라의 10만명 당 자살인구는 23.5명으로, OECD의 평균 자살률 10.9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정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영향의 관계단절 등이 우울감에 영향을 주는 것) 등에 대응하고자 지난 6월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자살예방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가 함께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 심리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우울증 의심자를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하는 사후관리도 시행할 계획이다.

자살예방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자살이 빈번한 지역과 수단, 유해 정보 등도 엄격히 관리한다.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인력도 지난해 26명에서 올해 57명까지로 늘렸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자살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회적 문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작은 관심이 그 첫걸음"이라며 "정부도 자살예방 기반을 강화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