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 본점 활용안 안갯속…주상복합 신축설도 가라 앉아

입력 2021-09-28 17:52:22 수정 2021-09-29 07:51:22

매각도 개발도 당장은 어렵다는 부동산·유통업계 시각 우세
대구 동성로 상권 앵커 장기 부재 가능성, 인근 상권 장기침체 우려

'잠정 휴업'하기 전날인 6월 30일 대구백화점 본점을 찾은 시민들 모습. 매일신문 DB
'잠정 휴업'하기 전날인 6월 30일 대구백화점 본점을 찾은 시민들 모습. 매일신문 DB

휴점 장기화 조짐이 보이는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활용방안이 여전히 안개 속에 머물면서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활용 방안이 결정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매각도 개발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전에는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앵커 상업시설'의 빈자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동성로 상권의 침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때문에 지역 경제계에서는 대구 도심 최대 상권인 동성로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내에 방향성이 잡혀야한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당초 대구백화점 본점 활용방안으로 유력하게 언급되던 방안은 크게 주상복합건물 신축, 유통업계 재임대, 리츠회사 매각 등이다.

우선 휴점 전부터 가장 유력한 개발방안으로 언급됐던 주상복합건물 신축설은 진전 없이 오히려 수면 아래로 가라 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활황을 누리던 지역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이미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다, 대구 상업지역 내 주거용 용적률 규제를 강화하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까지 지난 5월부터 시행됐다. 결국 이 조례 개정으로 인해 대구 중심상업지역 내 주거용 건축물의 용적률은 450% 이하로 제한됐다. 이 규제가 사실상 대구백화점 본점 터의 주상복합 건물 신축 불가 가능성을 키우는 결정타가 된 모양새다.

대구백화점 역시 지난 5월 투자자문회사를 통해 주상복합건물의 사업성을 두고 자문을 구한 결과,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이 방안은 일단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츠(REITs)업계 한 관계자는 "폐점한 백화점·대형마트 부지를 활용한다면 가장 손쉽게 수익성을 볼 수 있는 것이 주상복합건물의 건립"이라면서도 "용적률이 450%일 경우 큰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건물을 다른 유통업체에 넘기거나 대백이 직접 영업을 재개하는 것도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백 측이 표면적으로는 영업 중단을 폐업이 아닌 잠정 휴업이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구백화점으로서는 추가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고서 재개점 카드를 꺼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높은 고정비가 드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유통업계의 판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백 본점 자리에 다른 유통업체가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츠업계 관계자 역시 "마트나 백화점 건물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리모델링 매력도 역시 떨어진다는 인식"이라며 "건물주가 리츠사에 물건을 팔고 세입자로 들어오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은 유행이지만 대백의 경우에는 검토하기 어려운 대안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유동인구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하던 앵커 시설의 부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동성로 일대 상인들은 상권의 동반 침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5) 씨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가 가뜩이나 계속 줄어왔는데 대백 본점이 영업 중단된 이후에는 더 감소해버린 느낌"이라며 "대구시와 지역 상공인들도 힘을 합쳐서 하루 빨리 대백 본점의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대구의 얼굴인 동성로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