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등에 업은 여야 대선주자들…인용 지지세 확산 나서

입력 2021-09-28 17:18:27 수정 2021-09-28 17:55:15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후보 '비리 관련 후보는 국민이 퇴출시켜야' 주장하며 경쟁후보 견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대사 인용, 사람 중심 세상 청사진 제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이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내용을 인용하며 지지세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공감한 내용을 활용해 상대 후보를 꼬집거나 자신만의 강점을 호소할 경우 메시지가 간명해지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대구 수성구을)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대선판이 마치 오징어 게임처럼 흐르고 있다"며 "막판 유리 다리를 건너는 게임에서 한 미녀가 자신을 배신한 덕수를 껴안고 다리 밑으로 투신하는 장면은 흡사 어느 후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는 감상평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비리 관련 후보들은 국민이 퇴출 좀 시키고 미래를 위한 정상적인 대선이 되었으면 한다"며 "참 안타깝다"는 소감도 밝혔다.

정치권에선 홍 후보가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몸통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25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건의 본체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라며 "비리 구조를 설계한 사람도 이재명 성남시장"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널리 알려진 문화콘텐츠 줄거리를 활용해 상대 후보를 공격할 경우 굳이 직접적으로 거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 후보를 악역 이미지에 가두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간 이재명 후보는 비극적인 극 전개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현실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가슴 시린 장면은 자신의 목숨과 356억원을 맞바꾸는 '데스 게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공정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우리의 현실이 겹쳐 보인다"며 "부모의 재력에 따라 내 미래가 결정되는 신분제적인 현실보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기에 '있는 룰만이라도 제대로 지켜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극 줄거리에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 후보는 등장인물인 성기훈의 "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라는 대사를 인용하며 "그의 말대로 모두 장기판 위 말이 아니라 존엄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고달픈 현실을 극단적으로 다룬 드라마를 배경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홍보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라며 "관건은 이 후보의 언급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공감을 하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