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재발 위험 높은 '골다공증 골절'

입력 2021-09-07 10:55:48 수정 2021-09-07 20:13:17

나이 들어 구멍 숭숭 약해진 뼈, 한 번 부러지면 또 부러집니다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인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상태를 말한다. 골다공증은 증상이 거의 없어서 자신이 골다공증 환자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골절을 겪고 나서야 뒤늦게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뼈가 부러지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이 발생했거나, 여러 군데서 동시에 골절이 발생하는 등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Very-High-Risk Group)'으로 정의하고, 초기부터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위험을 감소시키는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골절 직후 1년이 추가 골절을 막는 골다공증 치료 '골든타임'이라고 충고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골다공증골절 위험 높아져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는 지난해 '폐경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2020년 판'을 통해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은 '초고위험군'을 새롭게 정의했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란 말 그대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위험이 굉장히 높은 환자군을 말하는데 ▷최근 12개월 내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다발성 골절환자 ▷골격계 손상을 유발하는 약물복용 중 골절을 경험한 환자▷골밀도수치(T-score)가 3.0 이하인 환자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평가하는 방법인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 결과 골다공증성 골절위험이 30% 이상 혹은 고관절 골절위험 4.5% 이상인 환자 ▷낙상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과거 낙상으로 인한 부상 병력이 있는 환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렇듯 새롭게 환자군이 정의된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가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골절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골다공증 인구가 늘어나면서 50세 이상 인구의 골다공증 골절건수도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2008년 18만6천488건이었던 골절 발생건수는 2016년 27만5천131건으로 8년 만에148%가 늘었다.

골절은 그 자체만으로 통증 및 운동장애를 초래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을 지게 한다. 특히 한번 골절을 겪은 환자는 골밀도와 상관없이 척추, 고관절, 손목 등에서 도미노처럼 연쇄적인 골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골절환자 4명중1명 재골절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수록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골다공증으로 인해 발생한 첫 번째 골절은 전신의 뼈가 아주 약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만큼 약해졌다는 일종의 신호에 불과하다. 실제로 골다공증 골절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골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폐경 후 여성에서는 처음 골다공증 골절 발생 후 1년 내 추가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재골절의 72%는 척추에서 발생한다. 국내 50세 이상 재골절 발생부위를 보면 척추가 가장 많고, 손목, 고관절, 상완 순으로 뒤를 잇는다. 재골절은 4년까지 매년 비슷한 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골절은 첫 골절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 대퇴 골절환자의 11~15%는 반대측 대퇴골절을 겪는데, 1차 대퇴골절에서는 사망률이 15.9%이지만 재골절에서는 24.1%로 증가한다. 국내 고관절 재골절 후 1년 내 사망률도17%에 달한다.

이현욱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은 환자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해 본인과 가족들의 삶을 망가트리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중증질환"이라며 "특히 한번 발생한 골절은 재발 위험이 높고, 고령에서 발생할수록 합병증을 동반할 확률이 커서 골다공증 진단 즉시 혹은 골절초기부터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골절 직후 1년, 치료 집중해야

골다공증 골절위험이 높은 환자는 골절 초기부터 집중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AACE·ACE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게 골절 직후 1년 동안 재골절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이현욱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현욱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정형외과 교수

AACE·ACE가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한 치료제 중 하나가 로모소주맙이다.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골밀도 감소를 막고 새로운 골절 발생 위험을 낮추는 치료가 한꺼번에 진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골다공증치료제는 오래된 뼈를 제거하는 골흡수를 막는 '골흡수억제제'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형성 과정을 돕는 '골형성촉진제'로 크게 나눠지는데, 로모소주맙은 두 가지 기전을 모두 가지고 있어 빠른 골밀도 개선과 효과적인 골절위험 감소가 가능하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위험이 큰 환자라면, 초기 치료부터 로모소주맙과 같이 골형성과 골흡수 억제가 모두 가능한 약물을 통해 골절위험을 빠르게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골형성제로 1년 간 치료를 받은 이후에는 데노수맙 등 골흡수억제제를 통해 꾸준하게 치료를 이어가면서 지속적으로 뼈의 상태를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현욱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정형외과 교수